독서서평 | 학교 내부자들, 박순걸, 2018, 에듀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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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에서 ‘학교 내부자들’이라는 책을 언뜻 접했다. 실천교사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박순걸 교감 선생님이 집필한 책이었는데 제목이 영화 같았다. ‘학교 내부자들’. 읽어본 선생님들의 평이 좋아 구입하였다.
 읽는 내내 참 고개를 많이 끄덕이며 읽었다. 우리나라 교육 현장이 가야 할 방향이 잘 소개되어 있었다. 신규 때는 알지 못했지만, 지금은 알게 된 여러 불편한 점들을 잘 짚어 주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담론 5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이 담론은 ‘학교를 지배하는 담론’이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다.
1. 술을 잘 먹는 교사가 일도 잘한다.
 요즘은 학교 회식이 정말 많이 줄었다. 10년 전만 해도 술자리가 많았고, 거기서  학교의 거사(巨事)들이 많이 진행이 되었다. 나는 신규 남자였으니까 그런 술자리에는 꼬박 있었고, 그런 모습들을 많이 지켜봤었다. 그때 생각했다. ‘술을 잘 먹는 교사가 교장, 교감에게 인정받는구나’
 그런데 이제는 그런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전문직인 교사 집단에서 술 잘 먹는다고 인정받고 승진하는 상황은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본다.
2. 학교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교장은 천사가 되고 교감은 악마가 되어야 한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이 문장도 참 맞다는 생각을 했다. 교장은 자애로우며 교사를 위하는 척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감이 그 밑에서 악역을 맡아야 한다. 그런 경우도 많이 봤다. 그러니 교감에서 정년퇴임하는 분들을 보면 불쌍하다고 하는 것이다.
3.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교감들
 나도 예전 교감 선생님이 그랬다. 그 교감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한테 혼나고 나면 누군가를 혼내며 기분을 풀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으려고 교무실을 가지 않았다.
4. 자습은 시켜도 표가 나지 않지만, 공문을 놓치면 무능한 교사가 된다.
 이 문장은 정말 교사의 숙명과도 같은 한 문장이다. 교육은 교사의 투입한 노력이 학생들의 결과물로 바로 나오지 않는다. 한 달 만에 나올 수도 있고, 1년 후에 나올 수도 있고, 10년 후에 나올 수도 있다. 이것이 교육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다. 그래서 당장의 수업은 하지 않아도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 업무는 안 하면 바로 티가 난다. 그래서 학교는 행정 업무 위주로 돌아간다.
5. “요리는 못해도 음식 맛은 볼 줄 안다. 수업은 안 해도 수업을 볼 줄은 안다”라고 했다. 
 교사는 수업으로 전문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그 수업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보통 관리자, 장학사다. 수업 연구대회 심사위원으로 오는 사람들이 그렇다. 참 아이러니하다. 현장을 떠나 있는데 어떻게 전문가로 심사위원이라고 할 수가 있지? 지금 이 문장을 반박하는 문장이 저 위에 쓰여있는 문장이다.
  하지만 나는 저 말을 믿지 않는다. 전문가는 현장 전문가다. 실제 경험이 있고 지금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 처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참 전문가가 많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진짜 전문가는 별로 없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현장에 있는 교사가 진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가 학교를 지배하는 5가지 담론이었다. 이 책의 내용을 보고 내가 나름 뽑아낸 내용이다.
  이 서평의 마무리는 다음 문단을 소개하며 끝마치고자 한다. 이 책 81쪽에 보면 관리자가 리더십을 발휘하면 교사들이 참여적으로 변한다는 문단이 다음과 같이 있다.  
 “관리자는 교사가 말하지 않는다고 하지 말고 말문을 트이게 해야 한다.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주체는 교사이다. 실행의 당사자인 교사에게 결정권을 주고 그 결정에 따라 학생을 책임감 있게 마음껏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가로서의 리더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교사의 자발성은 그렇게 길러지고 학교의 민주주의는 조금씩 여물어 갈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문단을 보고 한 단계씩 낮춰서 보면 ‘배움 중심 교육’을 관통하는 멋진 문장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리자를 교사로, 교사를 학생으로 바꾸면 된다. 
 “교사는 학생이 말하지 않는다고 하지 말고 말문을 트이게 해야 한다. 학급 교육과정 운영의 주체는 학생이다. 실행의 당사자인 학생에게 결정권을 주고 그 결정에 따라 자신들이 학교 생활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가로서의 리더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학생의 자발성은 그렇게 길러지고 학급의 민주주의는 조금씩 여물어 갈 것이다.”
  교사들이 흔히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발표도 안 하고 질문도 안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건 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라 교사들의 문제다. 교사들이 수업 방식, 학급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또한 교사들의 운영 철학도 지원가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학급의 민주주의가 조금씩 여문다.
 이 책 참 재밌다. 학교 현장에 10년 넘게 있으며 내가 갖고 있던 많은 의문점들에 대해 같이 고민해 주었다. 많은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고 교육 현장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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